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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공 농부 ,미국으로의 이민 앨라배마에 새뿌리를 내리다
    카테고리 없음 2025. 5. 17.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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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아직도 믿지 못하겠다고 해요. 우리가 정말 여기 서 있다는 걸요.” — 에롤 랭턴 (48) 2025년 5월, 미국 앨라배마 버밍햄. 하늘은 남부 특유의 포근한 습기를 띠고 있었고, 한적한 도심 외곽의 이민국 사무실 안에서는 아이가 나무 블록을 쌓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아버지가 서류에 서명을 하고, 누군가는 점심으로 먹은 국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찌 보면 평범한 가족의 하루처럼 보일 이 풍경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해변 도시 히버딘에서부터 건너 온 40시간의 여정과, 얽히고설킨 정치·역사적 배경이 깔려 있다.

     

     

    이 가족은 바로 아프리카너(white Afrikaner) 농부, 에롤 랭턴과 그 직계·확장 가족 9명이다. 그들은 최근 미국 행정부가 시행한 ‘아프리카너 난민 수용 명령’에 따라 미국 영주권을 받고 이주한 첫 그룹 중 하나다.

     

    정치적 결정이 낳은 개인적인 여정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5년 초, 아프리카너들이 남아공에서 인종적 박해를 받고 있다며, 이들을 위한 특별 난민 프로그램을 곧바로 시행했다. 그 결과, 기존의 난민 수용 프로그램이 대부분 중단된 가운데 이 특별 통로를 통해 총 59명의 남아공 출신 백인들이 알라배마 땅을 처음 밟았다.

    랭턴 가족은 오랜 기간 히버딘에서 목장과 농장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그들은 농장 강탈과 인종적 위협에 시달려왔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울타리 너머로 누가 달려올지 모른다는 압박감이 있었죠.” 에롤은 말한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다시 농촌으로?

     

    앨라배마에서 이들이 무엇을 하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랭턴은 미국 남부의 농업 환경이 자신들에게 익숙할 것이라 믿는 눈치였다. “기후가 비슷하고, 농토도 좋아요. 우리가 가진 노하우를 여기서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아프리카너들은 전통적으로 농업 기술에 강한 공동체로 알려져 있다. 소, 양, 옥수수, 콩, 포도까지 다양한 작물을 다루며 남아공 농업 산업의 중추를 이루는 집단이었다. 미국 남부는 이미 많은 수의 이민자 농업 노동자들이 활동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이들은 단순한 노동력으로서의 이민자가 아닌, 자영농의 꿈을 미국에서 이어가려는 새로운 ‘농촌 정착민’이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장소, 미국 농촌

     

    랭턴 가족이 선택한 버밍햄은 트렌디한 도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도시 외곽과 주변 소도시 지역은 재생 농업, 로컬 푸드 운동, 그리고 퍼머컬처 프로젝트들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Stone Barns Center와 같은 지속 가능한 농업 교육 기관이나, Modern Farmer에서 소개되는 미국 내 중소농들의 혁신 사례들도 이 가족에게 희망적인 그림을 그리게 한다. 만약 이들이 알라배마에서 농장을 다시 세운다면, 단순한 생계를 넘어 지역 농업 생태계의 다양한 해법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퍼머컬처 관점에서 생각해본다면, 이주는 단절이 아닌 전이의 동력이다. 랭턴 가족이 남아공에서 앨라배마로 가져온 것은 단지 목장 기술이 아니라, 다른 문화·기후·경제 시스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탄력성이다. 미국의 많은 농촌 지역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 기후 위기에 직면한 지금, 이런 '회복 탄력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문화적 충돌 혹은 융합의 실험

     

    물론 모든 것이 장밋빛은 아니다. 앨라배마는 미국에서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한 지역 중 하나이며, 새로운 백인 이민자들이 유색인종 공동체 내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흑인 역사와 인종적 갈등의 오랜 역사를 지닌 미국 남부에서, “아파르트헤이트의 후예들”이라는 꼬리표는 조심스러운 주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문화적 융합과 회복의 새로운 실험이 될 수도 있다. 텍사스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쿠바 이민 농부 루이스 곤잘레스처럼, 지역 커뮤니티에 깊게 뿌리 내리며 소통과 기여를 통해 신뢰를 쌓은 사례도 있다.

     

    새로운 농부, 새로운 농촌의 탄생

    랭턴 가족이 실제로 미국에서 농장을 시작하고,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정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그들의 첫 40시간은 분명 변화의 상징이다. 남아공의 해변가에서 건너 온 가족 농부들이 앨라배마의 토양에 새로운 씨앗을 뿌리고 있는 지금, 우리는 농업이 단지 생산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 정체성, 공동체의 문제라는 사실을 다시금 마주하게 된다.

     

    그들의 이주 이야기는 단순한 ‘피난’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재배치’이며, 새로운 농촌성과 시민성을 모색하는 하나의 실험이다. 녹음이 우거진 그 남부의 들판 어딘가에서, 과거의 그림자와 미래의 희망이 함께 자라나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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